나의 이야기

[스크랩] 낡은 것들에 대한 변명

문경사투리 2008. 1. 12. 16:40
 

 

낡은 것들에 대한 변명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도지는 병이 있다.

집안에 수많은 것들 밀어내고 싶어진다.

꺼내면 되 오는 것들,

자리만 차지 한 것들


국시암반 홍두깨는 자리 없이 밀쳐진다.

모로 눕고 서 보아도 뻘쭘한 저 부자연(不自然).

무료한 시간 이고 앉아 

회칠만이 뽀얗다.


어머님 키처럼 낮아져 온 한 두름 역사

방안 가득 피었다가 사위어간 시간 위에

베란다 장독대마저도

습이 차서 눅눅하다.


세월은 쌓이고 나면 부활하는 것이라서

어머님 칼질 위에 피어나는 저 면발들

생명은 질긴 거라고

딸려오는 가락들


출처 : 문학세상
글쓴이 : 국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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