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문경새재과거길달빛사랑여행(2008.5.10)

문경사투리 2008. 5. 11. 17:25

 

2008문경새재과거길달빛사랑여행의 3회차가 5월 10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문경새재에서 열렸습니다. 문경새재의 자연환경과 문명을 접목하여 바쁘고, 정신없는 현대인들에게 사랑을 주제로 펼쳐지는 테마여행입니다.

 

이 여행은 전국 각지에서 가족, 연인들이 즐겨찾고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서로가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랑 확인의 시간이되겠죠? 사랑의 고백을 듣는 시간이면 듣는 우리도 눈물이 납니다. 너나 나나 모두 다 얼마나 부질없이 살고 있는지 알게 되는 시간입니다.

 

이날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푸르름이, 싱그러움이 정말 진하게 산하를 수놓은 날이었습니다. 바람에 나뭇잎들이 등을 보여서 마치 산은 은빛으로 물들인 것 같았습니다. 하늘은 높고 파랬고, 햇살은 알맞은 온도로 맑고 곱게 대지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여행객들은 더없이 사랑으로 충만했겠죠?

 

옛 과거시험을 보러 나설 때, 희생과 자기 바침의 삶이 숙명으로 생각했던 아내가 개나리봇짐에 싸 넣어 주던 주먹밥체험이 이 여행의 출발입니다. 이 쯤이면 '엽전열닷냥'이라는 노래가 절로 나오게 됩니다. '대장군 잘있거라. 다시 보마 고향산천. 과거 보러 한양 천리 떠나가는 나그네야. 내 낭군 알성급제 천번 만번 빌고 빌어. 청노새 안장 위에 실어 주던. 아~아~아~ 엽전열닷냥!'

 

이 나그네 길을, 청운 꿈이 어떻게 펼쳐질지도 모르는 아득한 길을, 그렇게 나서게 됩니다. 그러면 이내 우리는 문경새재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명을 만나게 됩니다. 자연생태공원에 들어 와 있는 자연의 문명, 문명의 자연. 그곳에는 온갖 산꽃과 산나무와 들꽃과 들나무와 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족과 연인이 호젓히 걸을 수 있습니다.

 

현란한 자연의 문명, 문명의 자연을 지나면 또 다른 자연과 문명이 나타납니다. 징검다리입니다. 넓지 않은 계곡을 가로지르는 이 징검다리는 우리 삶을 정화하는, 나를 집중하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눈을 팔 수 없도록 놓여진 징검다리를 건너노라면 '긴머리소녀'가 생각납니다.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 달처럼 어여쁜 하얀 얼굴. 우연히 만났다 말없이 가버린 긴머리소녀야. 눈먼 아이처럼. 귀먼 아이처럼. 조심 조심 징검다리 건너던. 개울 건너 작은집에 긴머리소녀야. 눈감고 두 손 모아 널 위해 기도하리라.'

 

우리들 마음 속에 남아있는 소녀와 소년을 떠올리면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를 위해 빌게 됩니다. 언제나 마음속에 그리던 꿈. 사랑. 삶... 장승공원 소원지 체험장이 바로 그곳입니다. 너무도 진지하게 소원지에 소중한 바람들을 적어 거는 여행객들의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까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