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
멀고도 험난한 백악관으로의 길
-먼 나라 이웃 나라 10 미국(1-미국인) 편을 읽고
문경서중학교 2201
고유진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1월 20일 오빠가 중고등학교 때 즐겨 읽고, 책장에 꽂아 둔 만화로 보는 세계 역사와 세계인 ‘먼 나라 이웃 나라 10(1-미국인)’ 편을 읽었다. 지난여름 방학 때는 고등학생인 언니와 버락 오바마의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읽긴 했지만, 워낙 책이 두껍고 양이 많아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 다만 버락 오바마가 어린 시절 이혼한 부모님들 때문에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서 자라난 불우한 시절을 보냈다는 것이 기억에 생생하다.
이 책을 손에 든 것은 1년 이상 미국의 대통령 선거 뉴스가 중요 뉴스로 쏟아져 나왔고, 마침내 긴긴 선거과정을 통해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한 것이 신비롭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재미있게 뉴스를 보았는데, 미국의 대통령 선거도 우리나라 선거만큼 흥미로웠다.
미국은 50개의 작은 나라들이 만든 하나의 큰 나라이다. 50개의 나라들마다 법이 다르고, 풍습도 다르고, 대통령 선거방식도 많이 달랐다. 그 다른 50개의 나라들이 공평한 권리와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미국은 간접선거방식을 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민이 선거를 하고 투표당일 밤 10시만 되면 거의 결과를 알 수 있는 직접선거 방식인 반면, 미국은 각 주(사실은 가기 작은 나라이다.)마다 인구에 비례한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고, 그 선거인단들이 대통령을 뽑는 간접선거제를 택하고 있다.
이는 나라가 크고 넓어 주마다 시차 때문에 같은 시각을 정해서 투표를 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 간접선거제를 채택하도록 만들었다. 미국은 5개의 시간대가 있다. 알래스카가 오후 8시면, 뉴욕은 자정 등 각 지역마다 시차가 워낙 커서 표준 시각을 정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이 보다도 미국의 역사적인 산물인 점도 있다. 미국의 권력자들은 군중들이 권력을 행사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막연히 미국은 민주주의가 최고로 발달되어 있는 나라 같지만 이 점을 보면 미국의 권력자들의 의식이 결코 최고도의 국민 의사를 반영하는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지 않은 것을 알 수가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는 매 4년마다 11월 첫 화요일에 실시되는데, 이 말을 잘 알아야 한다. 첫 화요일이란, 월요일이 있는 주일을 뜻한다. 그래서 월요일 없이 11월 1일이 화요일이라면 그 다음 주 화요일이 선거일이 되는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 임기는 4년에 1번 더 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런 규정이 없었다. 다만,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자발적으로 재선을 하고, 자진해서 은퇴하여 그 이후 이 전통을 이어 나갔는데,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4선까지 하게 되자, 1951년 3선 금지가 수정헌법 22조로 제정되게 되었던 것이다.
민주주의의 모범 국가로 불리는 미국이지만 대통령 선거에서 또 한 가지, 비민주적인 요소가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닌 한 주에서 승리한 사람이 한 주의 선거인을 싹쓸이 하는 'Unit Rule System'이다. 미국의 선거인은 미국 상원의원 수 100명과 하원의원 수 435명, 여기에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는 워싱턴D.C 3명 등 538명인데, 미국 상원의원은 주의 인구나 크기에 관계없이 2명씩 뽑아 100명이 되고, 하원의원은 각 주의 인구 비례에 따라 435명을 뽑는다. 상원의원 숫자가 바로 ‘합중국’인 미국의 국가 유지의 상징인 셈이다. 이와 같이 선거인을 승자독식 방식을 채택한 것은 비민주적이긴 해도, 인간의 속성을 감안한 지혜의 산물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표에 비례해서 선거인을 각 주마다 뽑을 경우 한 달 뒤에 열리는 선거인들의 본 선거에서 부정에 의해 선거인들이 다른 후보자를 찍을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Unit Rule System'은 가장 인간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이 제도 때문에 이번에 퇴임한 부시 대통령이 2000년에 앨고어 민주당 후보에게 더 적은 표를 얻고도 당선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모든 가능성을 예측하여 법으로 정하였다. 예를 들어 선거인을 과반수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하원에서 선출하게 하며, 하원에서도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다시 하원에서 50개 주마다 1명씩 표를 행사하게 하여 다시 과반수를 얻을 때가지 투표를 하게 한다.
이 보다 앞서 열리는 민주, 공화 양당의 대통령 후보자 선출 과정도 그 여정이 길고 특이하다. 이를 예비선거라고 하는데, 어떤 주는 당원들만이 투표할 수 있는 ‘코커스’로 선거인을 뽑고, 어떤 주는 ‘프라이머리’라고 해서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해서 선거인을 뽑기도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런 제도를 통한 선거라면 불복하는 경우가 왕왕 있을 법한데, 미국인들은 이런 제도에서도 큰 불만 없이 대통령을 뽑고, 그 대통령을 중심으로 세계 중심국가로 나가고 있으니, 민주주의란 제도를 통해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에서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