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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문경시 농암면 (화산리 기행)-2009.6.28

문경사투리 2009. 6. 28. 20:24

 화산리 기행

 

윤오월 초엿새 바람이

나뭇잎들의 옷을 벗게 하는 오후,

담배 따는 일흔의 농부

담배참 시간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쏟을 것 같은

더위는 그만큼 겨드랑이를 녹이고

버드나무가지 늘어진 농암천처럼

푸르고 화려한 마을

 

 

산정에 앉은 흰바위는

산야에 피는 흐드러진 풀들의 백발이려니

알알이 영그는 작물들의 결실이려니

수십년 피땀 흘린 농부들의 몸뚱어리려니

이 땅을 살다간 분들의 분골이려니

 

 

우뚝 솟아 펑퍼짐 질러놓은 산들의

자식 같은 들녘,

때로는 허수아비 모자를 쓰고

또 한 계절을 보내야하는

우리의 터전

 

 

모두가 떠난 골짜기마다

아롱아롱 들려 올 것 같은 

이야기들이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마을

 

 

문경시 농암면 화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