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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흡연

문경사투리 2009. 7. 9. 16:59

어떤 흡연

 

엉덩이에 송곳 꽂을

땅 한 뙈기 없는 살림에

옥수수가루나 우유를 대책 없이 퍼 주던

미국처럼

멀고도 가까운, 우리 고모부도

무슨 대가나, 發福을 바라지도 않고

그저 긍휼한 마음으로

우리 집에 대책 없이 원조를 해주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처가 조카들이 무 자라듯 쑥쑥 커서

자기보다 키도 더 크고, 몸도 더 굵어져

기대어 담배 한 대 얻어먹을

장한 모습이 되었는데...

 

단 한 번

처조카 집에 갔다가

어린 아이들이 있는 방에서

담배 한 번 피다가

그만

기겁을 해 버렸는데...

 

그 후로

고모부도 자기 집에서 조차

배란다에서 만

뻐꿈뻐꿈 담배를 피우는 신세가 되었는데...

 

장대비가 담배 굵기로 내리는

어느 날

내가 배란다에 나와 담배를 피는데...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고모부의 그 허름한 웃음이

쓸쓸하기도 하고, 비웃는 것 같기도 하고

불기둥 방망이가,

내 볼기짝을 탁탁 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