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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산역을 돌아서며-고성환

문경사투리 2022. 6. 16. 11:10

도라산역을 돌아서며

 

[중앙 시조 백일장 8] 차상

입력 2005.08.26 20:55

 

고성환

 

피등한 우리들 몸은, 돌아보면 영양실조

마술 같은 붉은색, 허상의 상자 안에

유년의 일기장들이 불혹에서 흔들린다

 

태극은 선명하게 남북으로 갈라져서

단색으로 치장한 내 생의 도화지에

역사의 첨탑 위에서 말없이 흔들린다

 

삭아진 붉은 낙조 푸르게 떨어져도

더 나가지 못하는 사색의 철길 위에

아직도 돌아서야 할 내 발길이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