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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소양과 문화카테고리 없음 2008. 6. 28. 15:14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발전은 어느새 우리를 선진국의 대열에 서게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이다. 부존자원이 턱없이 부족하고, 70%가 산악인 우리의 자연환경을 보면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정치발전도 그렇다.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개인의 보호... 민주주의 달성 지표들 어느 하나를 들이대도 최고수준에 달해 있는 우리의 오늘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불리한 각축장에서 가장 활발한 정치발전을 이룩했다는 것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발전도 경이적이다. 기초질서에서부터 사회의 부정과 부조리에 대한 인식까지 우리 국민들은 세계 일등 국민임에 틀림없다. 수많은 흡연자들이 금연구역을 표시하지 않아도 흡연할 곳, 금연할 곳을 구분하고 있으며, 교통질서도 빠르게 선진화되고 있다. 쓰레기의 분리수거며,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도 높아있다.
도대체 이런 우리의 능력은 어디에서 왔는가?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가슴속에 내재하고 있는 인문학적 소양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직 많은 부분 발생하는 사회 병리현상들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분야가 날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우리 피 속에 면면히 전해오고 있는 유교적 사유, 즉 인문학적 소양의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선조들로부터 끊임없이 삶의 담론을 들으며 살아왔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높은 교육열을 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수준을 갖춘 국민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땅을 팔아서라도 자녀들에게 지식을 쌓게 해주려는 우리들의 인식은 결국 우리 피 속에 유전하는 선조들의 유교적 사유, 즉 인문학적 소양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문학적 소양이란 수학적, 자연과학적 정의 방식인 하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말한다. 사물을 어느 한 가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면적으로 바라보는 관점. 일개인의 심리상태도 수시로 변화하는 데, 하물며 사회 구성원들의 변화무쌍을 어찌 하나의 획일적 눈으로 볼 수 있겠는가? 다면적이고, 복합적이며, 사물 속에 내재하고 있는 어떤 의미를 이해하려는 선조들의 시각이 바로 인문학적 소양이며, 이것이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바탕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문화원에서는 지난 5월부터 ‘인문강좌’를 격주로 실시하고 있다. 계명대 논리윤리교육센터와 컨소시엄을 맺고, 인문소외지역인 우리지역 시민들을 위해 문을 연 것이다. 프로그램이 내가 원하는 것이어서 빠짐없이 수강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얻은 결론은 문화는 더없이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 분야라는 것이다.
우리 문화원이 다양한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전수하며, 현대문화를 창달하기 위해서는 폭넓고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문화원의 지도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식적이고, 획일적인 흑백논리가 아니라, 각기 다른 다양성을 더없이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다면적 바라봄의 자세를 갖춘 문화지도자들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아니, 우리 사회 전분야에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