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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욕탕
    카테고리 없음 2009. 5. 21. 16:20

    목욕탕

     

     

    벌거벗는 일이 저리도 부끄러울까, 두꺼비

    몸에 비해 큰 입을 하~ 벌리고

    먹다 얹힌 것 마냥 눈은 띵~ 흘기고

    나신을 틀고 앉아 뜨거운 물을 게워내는

    아프다. 저리도 하염없이 역류시키는,

    나도 벌거벗은 것이 오늘은

    부끄럽다.

     

    나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탄의 무리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저 신록의 물결 위로

    고맙다. 울컥, 울컥 아주 뜨거운 물을

    쏟아 부어라.

     

    촛불을 들어라.

    주린 배를 채워놓고

    삭지 않은 원액을

    다시 게워내게 하는 이들을 향해

    두꺼비, 오리, 백조

    삼푸, 린스, 바디클린저

    청계광장의 촛불을 들어라.

     

    뜨거운 물속에 부끄러움을

    꾹 눌러 담은

    일어서지 못하고

    물줄기만 퉁기는

    두꺼비

    허물어지는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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