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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촌의 물안개
고요하다, 하늘로 오르는 역(逆)의 몸부림에도
부딪히고 할퀴이는 지상의 아우성을
시침 떼고 모른 척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둥둥둥 비상하는 날개 위에
문경탄광의 영혼이 된
옆집 아재의
진폐를 앓는 하얀 기침 소리가
올라 타 있다.
한 번 떠난 그 길이
되돌아 올 기약 없던 것이기에
쓰러지고, 까무러치고
훠이훠이 보내 온
옆집 아지매의
광목 이불호청 같은
하얀 울음소리가
올라 타 있다.
고요하다, 사람들의 무너지는 억장에도
무너지는 막장에도
뒤돌아보지 않는
하늘은,
자꾸자꾸 지상의 것들을
끌어올리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