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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영강시안 작품상 수상카테고리 없음 2009. 7. 24. 17:31
문경의 강변 숲
- 영신숲의 실루엣
어버이 무명 옷소매를 펼치는
긴 나절의 여름빛이
영신벌을 지나 영신숲에 쏟아진다.
벌판의 긴 한숨
가지 위에 펄럭인다.
속리와 새재를 떠난
물들의
길고 긴 열 두 폭 이야기들
수마에 닳은 수석처럼
반질반질 윤색(潤色)되고,
긴 나루를 건너 와
닻을 메는 저 영강(潁江)
강심깊이 묻은 이야기
뭍으로 올라온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50년 전 처녀총각 이야기들
아슴아슴 가슴을 헤치며
숲으로 올라온다.
머리에 궁기를 꽂고
수건을 동여매고
쥐불을 돌리면서
얼음을 지치면서
그들이
강바람처럼 숲 바람처럼
우우우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