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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설직전
    카테고리 없음 2009. 7. 25. 10:41

    배설직전

     

     

    일찍 출근하는 날 아침엔 곧잘

    출근준비를 다 못하고 집을 나선다.

     

    머리칼은 한웅큼씩 붙어 거총을 하고

    눈은 찐득찐득, 한 짐 잔뜩 지게를 졌다.

    뒤는 세상의 온 무게를 다 받은 듯 무지룩하고

    사격 준비를 마친 탄창엔 오줌이 일촉즉발이다.

     

    개기름 번들거리는 얼굴로

    지초향기 가득한 사무실에 들어서서

    밝은 조명등을 번쩍 켜면

    발사 직전의 온몸이 부르르 떤다.

     

    발정기의 사슴이 사치를 감추듯

    곧 터질 것 같은 꽃망울이 꽃술을 오므리듯

    다리를 꼬고 엉덩이를 들어올려

    천지를 수축시킨다.

     

    태초에 세상이 열리던 혼돈의 절정

    삼류의 한국정치가 보여주는 아수라장의 오리무중

    625남침 직전의 신 새벽

    빙산을 향해 달리는 타이타닉의 그 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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