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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섣달그믐에
    카테고리 없음 2009. 10. 4. 16:48

    섣달그믐에

     

     먼 산에 잔설이

    겨울의 절정을 이룬다.

    언제나 무엇의 끝은

    이렇게 진하고 화려하다.

    내 살고 있는 산촌의 섣달그믐.

    내일이 설날인 것이다.

     

    오늘은 까치설날

    돌아올 아무도 없는

    집을

    아들과 나와

    여기저기 내 모습들을 새겨본다.

     

    내 뒤로 보이는 산과 눈들은

    까치설날과 섣달그믐과

    그 진하고 화려했던

    내 유년의 설날을 품고 있다.

     

    멀리 연을 날리며

    동태를 굴리며

    누나들을 기다리던

    호호 언 손을 불던 내 모습이

    아들놈의 표정에

    남아 있다. 

    겨울의 절정

    섣달그믐날엔

    누군가 그리워진다.

     

    (2008년 섣달그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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