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새재
고 성환高 性煥
아버지 도포자락 휘날리던 문경새재
시대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가시던 날
한사코 버티고 서서 산맥들은 열병했지
아버지 양복 깃이 말쑥하던 종착역
시대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오시던 날
두 팔을 말없이 열어 눈물로 싸안았지
아버지 넘나들던 굽이굽이 양장(羊腸) 길
어머니 치맛자락 간절히 찢겨진 길
억새풀 희어진 머리가 아리랑을 부르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