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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정광영
안동문화원 사무국장
한생을 등에 지고 달팽이 길을 간다.
뭐 급할 것 없다고 느릿느릿 기어간다.
어쩌다 촉수를 벋어 별빛이나 건져 올리며
무골호인 비웃지 마
타고난 숙명인 걸
그래도 뼈마디를 녹여 집 한 채 지었잖아
가는 길 꽃 지는 소리에도
움찔 놀라 귀를 세우다.
(시조동인 <오늘> 『숨겨둔 여백』,2010)
(계간시조전문지 <나래시조>,2010 봄,9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