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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솥골팔경-고성환카테고리 없음 2022. 4. 17. 13:27
문경솥골팔경
고성환
성주봉 기러기
백화산 등에 지고 한 고을 지켜 서서
아버지 눈빛으로 영강을 감싸 안고
기러기 가는 길 위에 구름을 부려놓네
일심사 저녁종소리
속세 떠난 아저씨가 보살을 새로 만나
솥골 마을 지붕 위에 불세계 열었나니
어스름 저녁녘마다 뉘 듣는 저 종소리
가재 치기
겨우내 얼었던 큰골 물이 풀리면
산에 들에 물이 올라 초목들이 부산하고
아이들 관솔 불 밝혀 가재 치며 노래하네
사과 꽃 따는 아낙들
서디골 비알밭에 봄의 전령 불 밝히면
뻐꾸기 울음 따라 아낙들 손 더 바쁘고
꽃 따는 손길들마다 소리들이 맺히네
질매재 노을
저녁마다 해를 잡고 씨름하는 질매재에
도토리 토닥토닥 다람쥐는 들락날락
솥골엔 그들이 칠한 검붉은 저녁노을
발자국 소리 기억하는 느티남걸
새벽부터 종일토록 드나드는 발자국을
느티나무 잎사귀는 차곡차곡 그려놓고
어르신 쉬어가는 날 한 잎 두 잎 풀어놓네
외방골 기적소리
형이 캐낸 석탄을 실어내는 기차는
힘에 겨운 무게에 기적도 일그러져
외방골 들어올 때는 가는 귀 먹은 소리
박샘 빨래소리
생명수가 마르잖고 샘솟는 박샘에는
먹는 물, 나물 물, 빨래 물이 차례차례
어머니 빨래소리에 아이들 노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