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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성면지 발간사나의 이야기 2008. 7. 23. 18:03
이래 저래 사람들 떠나간 한적한 이곳에서 없는 시간과 없는 금전을 소비해 가며, 젊음을 살라 봉사와 자기 계발을 하겠다며 지내 온 여기 마성의 청년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바쁘고 경황없는 생활을 하다가 문득 하늘을 보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북적대다 떠나간 이 첩첩 산중에 불현 듯 찾아든 쓸쓸함과 외로움이 있었습니다. 어딘가에 있을 여기 북적대던 사람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웠습니다. 그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을까? 물어도 보았습니다. 얼마만 가면 도회지인데, 그곳에는 사람들이 많아 탈이라고 하지만, 여기는 사람들이 적어서 탈입니다. 초등학교가 네 개나 있었는데, 지금은 한 곳밖에 없습니다. 서성은 폐교가 되었고, 마성.봉명은 분교가 되었습니다. 동성만이 온전히 초등학교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마성에는 마성초등학교가 없는 거지요. 이래저래 심란했습니다.
역사는 무엇인가를 생성하고 소멸시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어찌된 노릇인지 소멸되는 것 밖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학교도 없어지고, 탄광도 없어지고, 열차도 없어지고, 버스를 탄 사람들도 없어지고, 집들도 없어집니다.
그런 어느 날 이었습니다. 하염없는 상실감에 빠져있는 우리들은 달이 뜨고, 별이 뜨는 하늘을 보았습니다. 하늘 - 그곳에는 없어진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직도 그 곳에는 달이 뜨고 별이 떴습니다. 가까이에서 잃었던 그 모든 것들이 하늘 - 그곳에는 고스란히 있었습니다. 달도 있고, 별도 있고, 떠나간 사람들까지도 있었습니다. 기차도, 탄광도, 학교도 모두 그대로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진짜로 그것들을 잃어버리기 전에 사진이라도 찍고, 메모라도 해 두고자 했습니다. 기술이 부족한 우리는 전문가를 초빙하여 우리가 간직하고 싶은 것들을 수를 놓듯이 한 올 한 올 엮었습니다. 역사 부분은 문헌에 근거하여 충실히 고증하였고, 민속 문화 부분은 면내 골골이 찾아가서 채록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책은 지금의 우리들이 기록은 하였으되, 자라나는 후세들을 독자로 삼았습니다. 이 일이 쉽게, 자주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모자라고, 빠지고, 틀리는 부분은 시일을 두고 누군가가 새롭게 교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의 내용은 영원불멸의 명작이 아님을 미리 밝혀둡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질책과 교정을 바랍니다.
1년여 동안 이 책을 만들이 위해 우리들은 많이도 모이고, 많이도 다녔습니다. 그 중에서도 박종원 부회장은 자료조사원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현지 안내도 하고, 이루 말 할 수 없는 물질적, 시간적, 심적 노력을 다 하였습니다. 함광식 국장은 바쁜 일과 후에 이 책의 상당부분을 집필하느라고 고생을 했습니다. 박상동 직전회장, 강정모, 김재수 부회장, 홍재학, 김종업 감사, 지영철 운영위원장 등 회장단 모두가 많은 고생을 하였습니다. 박주형 홍보위원장은 마성면의 산천을 찌는 더위 속에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 고생 많이 하였습니다.
또한 민속 문화부분의 책임 조사원이신 문경새재박물관 안태현 학예연구사님, 역사부분의 책임 조사원이신 문경석탄박물관의 엄원식 학예연구사님, 조사보조원인 안동대학교 황경순 석사님, 이광수 학사님, 김수미 학사님, 강희정 학사님, 이 분 들이 아니었으면 이 일은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꾀어야 보배가 되듯이 우리가 아무리 많은 자료가 있고, 아무리 많은 향토에 대한 지식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꾈 줄 알아야 하고, 이것을 꾀었을 때 진정한 향토사가 된다는 사실을 이번에 이 책을 만들면서 깨달았고, 이 깨달음은 바로 이 분들에 의하여 얻은 것입니다. 모두 고맙고, 고생 많았다는 인사를 여기에 글로써 남깁니다.
그리고 우리 청년회를 위해 그동안 많은 지원을 해 주신 김학문 시장님과 제륭산업 박인원 회장님, 이 책을 내는데 일면식도 없는 우리에게 정성어린 정재(淨財)를 쾌척해 주신 영남대의료원 편의관 주대중 사장님과 우리가 하는 일을 잘 인도해 주시는 신현국 환경부 공보국장님께도 그동안의 고마움을 갚을 길이 없어 짧은 글로나마 여기 이렇게 기록해 두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서 늘 우리 청년회의 하는 일을 밀어 주고, 끌어 주며, 어번 이 책을 내는데도 계속해서 걱정해 주신 박길순 특우회장님, 박영기 시의원님, 박시경 조합장님, 박복식 새마을금고 이사장님, 김성진 문경영농조합 대표이사님, 함영봉 효성스즈키 사장님, 김현수 을지조경 사장님을 비롯한 전직 우리 회 회장님들과 김희종 면장님, 노성준 마성면 총무계장님, 정석화 특우회 사무국장님께도 고마움의 뜻을 여기에 적습니다. 고맙습니다.
부족하고, 불민한 우리 젊은이들은 이 책을 내면서 아직도 달이 뜨고 별이 뜨는 이곳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이 책이 엮어지도록 해 주신 하나님과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辛巳 元旦
마성청년회장 고 성 환 謹識
출처 : 문학세상글쓴이 : 국현 원글보기메모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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