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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방샤방
    나의 이야기 2008. 8. 15. 13:06

     

    꼭 이상한 것들만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는 말들을 들이미는 경우다. 어린이 한문교실에 강의를 나가보면 한 교실 에 한 명씩은 꼭 그런 질문을 해와 곤란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어른들의 경우도 그렇다.


    얼마 전에 초로의 예쁜 여성이 느닷없이 ‘샤방샤방’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왔다.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말이었다. 전후 사정을 말하고 물어왔다면 여러 정황을 살펴서 유추라도 해 볼 것이지만, 앞뒤 다 잘라내고 ‘샤방샤방’이라니.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뭔가를 알 것만 같은 내가 시원한 대답을 못하자, 그녀는 실망했다. 서로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그 후 이 말에 의문이 가긴했지만 현실은 그런 이상한 말에 신경 쓸 겨를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한동안 ‘샤방샤방’이라는 말을 잊고 지냈다. 아니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 의문이 다시 떠올랐다. 우연히 텔레비전을 켰더니 요즈음 떠오르고 있는 가수 ‘박현빈’이 ‘샤방샤방’이라는 노래를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7080세대인 우리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풍의 신세대 노래였다.


    (샤방샤방) (샤방샤방) (샤방샤방) (샤방샤방)/아주 그냥 죽여줘요/(샤방샤방)/누구나 사랑하는/매력적인 내가/한 여자를 찍었지/아름다운 그녀 모습/너무나 섹시해/(샤방샤방)/얼굴도 샤방샤방/(샤방샤방)/몸매도 샤방샤방/(샤방샤방)/모든 것이 샤방샤방/(샤방샤방)/얼굴은 브이라인/(브이라인)/몸매는 에스라인/(에스라인)/아주 그냥 죽여줘요/(샤방샤방)


    그랬다. ‘샤방샤방’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의, 특히 신세대들의 들끓어 오르는 화두였던 것이다. 예의 네이버 지식in에도 이 화두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나만 모르는 현재의 살아있는 낱말이었다. 그러니 나에게 이 말을 물어 온 사람은 문화계통에 일을 하고 있는 내가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여겼을 것이다. 당연히 내가 그 말뜻을 알고 있으리라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에서야 그 말의 출처를 처음 보았다. 그리고 열광했다. 미사여구 다 떼어낸 간결한 가사, 열정적인 가수의 창법, 열광하는 객석의 반응. 모두가 나를 사로잡았다. 요즈음 나오는 노래들, 신세대들이 즐기는 노래들을 이해할 수 없었던 올드보이에게 신세대 가수의 신세대 노래가 이렇게 나를 사로잡기는 처음이었다.


    이 노래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쁘고 즐거운 그 무엇을 ‘샤방샤방’이라고 말했다. 멋진 여자를 찍은 그 자체만으로, 서로 통하지도 않은 그 여자를 혼자서 찍어 놓고 좋아하는 순정의 사내가 그 기분을 말로 다 할 수 없어 ‘샤방샤방’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 세상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쁘고 즐거운 그것. 말로는 달리 정의 할 수 없는 기쁘고 즐거운 그것은 셀 수 없이 많다. 그것이 바로 ‘샤방샤방’인 것이다.


    이제 이 말을 물어 온 사람에게 답을 해 줄 수 있어 내 마음도 ‘샤방샤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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